케이트의 아트마켓 24


경매에 등장한 NFT, 저작권은 어디에



글. 케이트 리(Kate K. Lee)

2021.08.03

- NFT 쉽게 이해하기

- NFT 소유와 저작권

- NFT 조항으로 저작권 양도하기도

비플(Beeple), '매일(Everydays)' 시리즈 중 한 작품, June 25, 2016. Photo: Shisma via Wikimedia Commons.


지난 3월 미국 뉴욕의 크리스티(Christie's) 경매에서 아트 NFT가 거래돼 예술품 경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. 화제가 된 주인공은 미국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비플(Beeple; 본명: Michael Joseph Winklemann)의 디지털 아트 작품 '매일: 첫 5000일(Everydays: the First 5000 Days)'의 NFT이다. 이 작품은 작가가 2007년 5월 1일부터 '매일(Everydays)'이라는 시리즈를 구성하여 하루 한 점의 디지털 아트 작품을 제작해 이들을 콜라주한 것으로 미화 약 6, 900만 달러(한화 약 780억 원)라는 초고가에 판매되며 주목을 끌었다.


'대체 불가능한 토큰'을 뜻하는 NFT (Non-Fungible Token)는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진 음악, 미술, 문학, 영상 등의 작품을 인증하는 디지털 토큰으로, 블록체인(Blockchain)이라는 공개된 전자 장부에 기록되는 일종의 증명서라 할 수 있다.

NFT에 대한 이해

아트 NFT라고 해서 실제 작품을 NFT 자체에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. 작품은 디지털 파일 형태로 작품이 거래되는 플랫폼의 서버에 저장되고, 각 작품과 연계된 NFT는 이 작품이 작가의 진작(眞作)이라는 사실과 작품의 소유주 등을 기록한 디지털 인증서인 셈이다. 이를 통해 작품 가격이 공개되고 작품의 소유 기록이 추적 가능해진다. NFT는 재판매할 수 있고, 이를 구입한 구매자가 NFT에 연계되어 있는 디지털 작품의 새로운 소유주가 되는 것이다.

NFT 소유권과 작품 저작권 별개

Rima, '저 너머를 바라보며(Looking Beyond)', NFT Art, 2021. Photo: R!maSingh via Wikimedia Commons.


저작권(copyright)은 지적재산권의 한 유형으로 예술적 창작물의 창작자가 가지는 독창적 창작물의 복제나 공표, 또는 판매 등에 대한 독점적 권리이다. 이전에 작품의 저작권과 소유권은 별개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. (2월 24일자 케이트의 아트마켓 1편 참조.)

같은 논리로 작품의 NFT를 구매하는 사람이 곧 그 NFT와 연계된 작품의 소유주가 된다. 하지만 별도의 계약으로 작가가 양도하지 않은 이상 작품의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창작자인 작가가 가진다. 작품 소유주는 자기 자산인 작품의 NFT를 재판매해서 작품 소유권을 양도할 수 있다. 그렇지만 작가의 허가 없이 소유주가 작품을 복제한다면 이는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.

이와 달리 저작권을 가진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원하는 대로 복제 생산할 수 있다. 특히 NFT와 연계된 예술품은 디지털 아트라는 특성상 복제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이 다수로 존재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. 이때 각 작품의 카피는 각기 다른 고유의 NFT로 연계되어 작품이 거래되는 이력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.

NFT에 의한 저작권의 양도


Suum Cuique Labs GmbH, '해시마스크 15753(Hashmask 15753)' (1 of 16,384), NFT Art, 2021. Photo: Hashmasks via Wikimedia Commons.

저작권은 재산권적 성격을 갖고 있어 저작권자가 계약을 통해 저작재산권의 일부 혹은 전체를 양도할 수 있다. 이를 통해 NFT 제작 시 작가가 그 소스 코드에 양도하는 저작권의 범위나 기한, 가격 등을 규정해서 입력한다면 NFT의 구매자에게 정해진 대로 저작권을 양도하고 사후 추적도 할 수 있게 된다.

이와는 달리 일부 NFT 거래 플랫폼에서는 사이트의 이용약관에 NFT 구매 시 양도되는 저작권이나 라이선스에 대해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. 아울러 일부 NFT는 NFT가 재판매될 때마다 원작가에게 일정 부분의 로열티가 지급되도록 만들어져 있어 작가들에게 지속적으로 이익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.

아직은 NFT 자체가 초기 단계이고 여러 가지 불안정적인 측면도 있다. 앞으로 사례가 많아질수록 저작권 문제의 적용이나 해결 방안도 보다 구체적으로 자리가 잡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. 다만 NFT가 가지는 공개된 인증서적 성격과 소유 이력 등을 추적하기 용이하게 하는 등의 장점이 창작자의 저작권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.

다음 편에는 NFT제작 시 문제 되고 있는 저작권 침해 사례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한다.




https://news.naver.com/main/read.naver?mode=LSD&mid=sec&sid1=004&oid=108&aid=0002977646